레슬리 밴스
레슬리 밴스의 수채화는 색채가 스스로 정당성을 확보합니다. 자동기법적이라 할 밴스의 드로잉에서 획은 형태로 발전되고, 갈수록 섬세함이 더해지는 공간 묘사로 나아갑니다. 밴스는 특유의 몽환적인 헐거움을 지향합니다. 액체화된 색소는 양피지 표면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표면에 흡수되었다기 보다는 얹혀있습니다. 잔잔한 물 같기도,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. 밴스의 붓질은 우연적이고 직관적이어서, 유랑하는 선에서 드 쿠닝의 후기 작업이나, 막대기로 그린 브라이스 마든의 작품을 떠올리게 됩니다. 한편 수채화의 흐름은 마치 대위를 이루듯 콜라주의 가위질 된 날카로움에 의해 끊어져 있으며, 이 또한 수채화와 동일한 수준의 민첩함으로 자르고 배열한 결과물입니다. 최근 밴스는 내적 괴리, 거리감, 강렬한 시각적 힘으로 충만한 리 크라스너(Lee Krasner)의 콜라주 회화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습니다. 자세히 뜯어보면 밴스의 회화는 작업대에서건 다른 곳에서건 찾아오는 우연의 선물을 놓치지 …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Lesley Vance